차 안이 거실이 된다? 미래 모빌리티 인테리어 설계

차 안이 거실이 되면 설계도 처음부터 달라진다
운전석이 뒤로 돌아가고, 동승자와 마주 앉아 영화를 보거나 회의를 하는 자동차를 떠올려 보세요. 미래 모빌리티 인테리어는 좌석과 대시보드를 예쁘게 배치하는 일을 넘어 ‘움직이는 방’을 만드는 설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Continental의 SPACE D도 라운지와 업무공간이 이어지는 실내를 제안했습니다.[1]
이 변화는 이미 양산차에도 나타납니다. 2026년 공개된 Genesis GV90은 주차 상태에서 앞좌석을 180도 돌려 서로 마주 보게 하고, 중앙 OLED 화면도 위로 확장합니다. 다만 주행 중 회전하는 기능은 아닙니다. ‘미래차 콘셉트’와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2]
구분 | 기존 자동차 | 미래 모빌리티 |
공간의 중심 | 운전자 | 탑승자 경험 |
좌석 | 전방 고정 중심 | 회전·슬라이딩·리클라이닝 |
화면 | 계기판·센터 화면 | 대형·다중·공간형 화면 |
설계 질문 | 부품이 들어가는가? | 사람이 편하고 안전한가? |

평평한 바닥은 빈 방이 아니라 새로운 숙제다
전기차는 엔진과 변속기가 차지하던 공간이 줄고 배터리가 바닥 아래에 놓입니다. 현대차그룹의 E-GMP처럼 긴 휠베이스와 평평한 바닥을 활용하면 센터터널을 줄이고 좌석 배치의 자유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3]
하지만 빈 거실에 가구를 옮기듯 시트만 움직이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배터리 때문에 바닥이 높아질 수 있고, 그 위에 공조 덕트·전선·시트 레일·수납공간을 함께 넣어야 합니다. 설계자는 다음 조건을 한꺼번에 맞춰야 합니다.
H-point: 앉았을 때 엉덩이가 놓이는 기준점
헤드룸·레그룸과 편안한 무릎 각도
좌석의 이동 거리와 회전 반경
문을 열고 타고 내리는 사람의 동선
배터리팩, 바닥 높이와 시트 레일의 간섭
HVAC 덕트, 전장품, 콘솔과 수납공간
여기서 몇 밀리미터의 차이가 머리 공간, 시야, 승하차 편의성을 바꿉니다. 넓은 실내란 단순히 부피가 큰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좌석이 돌면 안전벨트와 에어백도 다시 계산한다
회전 시트는 멋진 소파처럼 보이지만 충돌 순간에는 사람을 붙잡는 안전 시스템의 일부입니다. 시트가 돌아가거나 크게 눕혀지면 몸이 움직이는 방향과 충격이 전달되는 길도 달라집니다. 시트 레일 강성, 체결부 하중, 벨트의 어깨 위치, 에어백 전개 방향과 주변 부품 간섭을 자세별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미국 NHTSA도 자동화 차량 연구에서 정방향·후방향 리클라이닝 자세에 맞춘 인체모델과 충돌 더미로 구속장치를 평가하고 있습니다.[4] 실제 GV90도 탑승 자세에 따라 전개 깊이를 조절하는 에어백과 탑승자 상태 감지 기능을 적용했습니다. 자유로운 자세가 늘수록 안전 검증은 오히려 더 촘촘해집니다.
회전·리클라이닝 자세별 충돌 하중
안전벨트의 착용 위치와 잠김 상태
에어백 전개 공간과 탑승자 거리
비상 시 안전한 자세로 복귀하는 조건
좌석, 콘솔, 도어트림 사이의 끼임과 간섭

화면이 커진다고 UX가 저절로 좋아지지는 않는다
미래차에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AR HUD, 조수석 화면과 앰비언트 라이트가 늘어납니다. 이제 화면은 전자제품 하나가 아니라 대시보드의 구조, 냉각, 배선, 반사광과 시야를 결정하는 인테리어 부품입니다. 화면 위치가 조금만 어긋나도 운전자의 시선을 오래 빼앗거나 동승자 무릎 공간을 침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UX는 ‘화면을 최대한 많이 넣는 것’과 다릅니다. 2026 Wards Interiors & UX 평가에서는 공조와 인포테인먼트를 쉽게 조절하는 물리 버튼과 노브가 다시 주요 장점으로 꼽혔습니다.[5] Euro NCAP의 2026 평가도 자주 쓰는 기능의 물리 버튼을 포함해 조작부의 위치·명확성·사용 편의성을 봅니다.[6]

UX는 화면이 아니라 탑승부터 하차까지의 경험이다
자동차 UX는 앱 화면 디자인만 뜻하지 않습니다. 문을 찾고, 타고, 앉고, 좌석과 공조를 조절하고, 정보를 확인한 뒤 내리는 전 과정이 UX입니다. 키가 작은 사람과 큰 사람, 어린이와 고령자에게 같은 배치가 똑같이 편할 수도 없습니다.
운전석과 탑승자의 시야 범위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고 손이 닿는 Reach Envelope
버튼·화면의 글자와 조작 피드백
승하차할 때 머리·무릎이 부딪히는지 여부
장시간 착좌 피로와 진동
주행 중 화면을 보는 시간과 시선 분산
디지털 휴먼 모델을 CAD 공간에 앉히면 체형별 시야, 손 도달범위와 간섭을 시제품 전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Dassault Systèmes의 인체공학 도구도 다양한 체형의 마네킹으로 Reach Envelope, 시야와 간섭을 평가합니다.[7] VR·디지털 목업은 실제 충돌시험을 대신하지 않지만 불편한 동작과 배치 오류를 일찍 찾는 데 유용합니다.

미래 모빌리티 인테리어에 CAD 설계자는 이제 사람의 행동까지 그린다
미래 모빌리티 인테리어 설계자에게 CATIA·NX 모델링은 출발점입니다. DMU 간섭검토, Human Model, 시야각, 승하차 동선, 시트 안전, 디스플레이와 전장품 패키징을 연결해야 합니다. 모든 설계자가 UX 디자이너나 충돌 해석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자신의 형상 변경이 사람의 행동과 안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설계 기준은 “부품이 들어가는가?”에서 “다양한 사람이 실제로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로 넓어지고 있습니다. 차 안이 거실처럼 변할수록 설계는 자유로워지는 동시에 더 정교해집니다. 미래차의 경쟁력은 화면 크기보다 사람·공간·안전·소프트웨어를 하나의 경험으로 묶는 능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출처
번호 | 발행기관 | 자료명 | 발행일 | 활용 내용 |
1 | Continental | 2023-08-31 | 라운지·업무공간과 지속가능 소재를 결합한 미래 차량 실내 | |
2 | Genesis | 2026-08-20 | 주차 중 180도 회전 시트, 확장형 OLED와 탑승자 안전 기술 | |
3 | Hyundai Motor Group | 2020-12-02 | 긴 휠베이스, 평평한 바닥과 가변형 좌석 배치 | |
4 | NHTSA | 2025-07 | 정방향·후방향 리클라이닝 자세의 충돌 및 구속장치 연구 | |
5 | WardsAuto | 2026-05-04 | 디지털 cockpit과 물리 버튼·노브의 UX 변화 | |
6 | Euro NCAP | 2025-11-26 | HMI 배치·명확성·사용 편의성과 물리 조작부 평가 | |
7 | Dassault Systèmes | 미표기, 2026-08-26 확인 | 디지털 휴먼 모델, 시야·손 도달범위와 간섭 검토 |


미래차 인테리어라고 하면 디자인이나 디스플레이만 생각했는데 좌석 배치부터 안전벨트, 에어백, 승하차 동선까지 전부 같이 고려해야 하는 거였네요. 생각보다 설계 범위가 훨씬 넓어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